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군사용 무기, 재생에너지 기술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자원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및 전기차 산업이 확대되고, 미중 간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희토류 공급망 안정성이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및 동맹국 기업들이 성장 가능성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장기 투자자는 이런 전략 변화 속에서 기술력, 인프라, 정부 지원 등을 확보한 핵심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희토류 채굴, 정제, 가공 등 공급망 전반을 담당하는 대표 기업 3곳을 중심으로 투자 매력을 살펴본다.
엠피 (MP Materials) - 미국 유일 희토류 채굴 기업
MP Materials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광산을 운영하는 유일한 희토류 채굴 기업이다. 이 광산은 한때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했던 역사적인 장소로, 현재 MP Materials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의 ‘희토류 독립’ 전략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P Materials는 단순 채굴을 넘어 정제 및 자석 생산까지 밸류체인을 통합하는 ‘광산부터 자석까지(Mine-to-Magnet)’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국방부로부터 4억 달러 이상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특히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건설 중인 Independence Magnetics Facility는 미국 내 최초의 상업용 희토류 자석 생산 시설로, 향후 국방, 항공,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의 핵심 공급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공급망 독립성’이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MP Materials는 미국이 자체 공급망을 갖추는 데 있어 필수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또한 2027년까지 미국 국방 수요 전부를 자국 기업으로 충당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정책 수혜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전기차용 드라이브 모터, 군사용 유도 미사일 등 고부가 산업에 자석을 공급할 계획이어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높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정제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채굴 방식을 도입하는 시도를 통해 ESG 투자자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라이너스(Lynas Rare Earths) - 호주 희토류 강자
Lynas Rare Earths는 호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비중국계 희토류 기업으로, 정제 및 자석 생산에서 높은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쿠안탄에 위치한 정제 공장을 통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 텍사스주에 신규 정제 시설도 건설 중이다. 이 시설은 미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며, 향후 미국 내에서 희토류를 추출하고 가공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급망을 구성하는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Lynas의 강점은 채굴부터 정제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이미 완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회사 Lynas USA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여 중국 외 지역에서 공급 다변화를 실현하고 있다. 호주 브라운스 레인지(Browns Range) 광산에서는 디스프로슘(Dysprosium)과 같은 고부가 원소도 확보할 수 있어, 고성능 전기차 모터 및 군수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또한 Lynas는 환경 규제와 안전성 기준에서도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정제는 환경오염 문제로 비판을 받아 왔지만, Lynas는 엄격한 환경 기준을 만족시키며 글로벌 기업 및 정부기관과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전기차, 풍력 터빈, 군사용 장비 등의 수요 증가에 따라 이들의 제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가 상승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 투자자에게는 안정적 생산, 정부 파트너십, 친환경 이미지까지 갖춘 이상적인 종목으로 평가된다.
일루카(Iluka Resources)
Iluka Resources는 원래 지르콘과 티타늄을 중심으로 한 자원 개발 기업이지만, 최근 호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희토류 정제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22년 호주 정부로부터 약 16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아 서호주 에네아바(Eneabba) 지역에 자국 최초의 희토류 정제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 시설은 2027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Iluka의 차별점은 기존 자원 채굴 인프라와 기술력을 활용하여 희토류 사업으로 무리 없이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며, 빠른 수익 전환이 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또한 이 기업은 브라질, 스리랑카 등 다수의 광물 자원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글로벌 자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희토류 매장지 추가 확보나 확장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Iluka는 희토류 정제 기술 자체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정제 독점 구조를 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제는 단순한 기계적 분리보다 훨씬 복잡한 화학·공정 기술이 요구되며,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시장 지배력이 생기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에네아바 정제소가 가동되면 Iluka는 호주 내에서 채굴-정제-수출까지의 완전한 밸류체인을 갖춘 몇 안 되는 희토류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는 투자자에게 중장기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긍정적인 신호다.
희토류는 단순한 광물이 아닌, 첨단 기술과 국가 안보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MP Materials, Lynas Rare Earths, Iluka Resources는 각기 다른 강점과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과 호주 중심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 중이다. 장기 투자자는 이들 기업의 정책 수혜 가능성과 성장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글로벌 정세 변화와 정부 지원 정책에 따라 주가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희토류는 단기 급등보다는 중장기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은 섹터다. 지금 이 기회에 관련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