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는 전례 없는 관세 압박과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그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경제 기조를 재가동하며 전 세계 200개국을 상대로 한 무역 협상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체결된 협정은 단 3건뿐이며, EU와의 추가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들은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도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다음 3가지 축으로 이 상황을 종합 분석합니다.
관세 공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취임 후 100일 만에 “전 세계 200개 국가와 무역 협정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발표된 협정은 중국, 영국, 베트남과의 3건뿐입니다. 대부분의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이거나 교착 상태에 놓여 있으며, 트럼프는 협상 진전을 위한 압박 수단으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예고한 고율 관세는 최소 10%에서 최대 70%까지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질서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입니다. 특히 그는 EU에 대해 자동차(25%)와 철강(50%)에 대한 기존 관세를 유지하면서도 에너지·방위산업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7월 14일부터 보복 관세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양측은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도 녹록지 않습니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고율 관세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협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한국은 자동차 관세와 수입규제 이슈로 인해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이며, 인도는 BRICS 회원국으로서 미국의 10% 관세 경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브라질,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미국 측과의 단기 협정 체결을 목표로 구체적인 양보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확대해 나가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트럼프의 고율 관세 공세는 한국경제에도 직접적이고 점증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 특히 자동차(-5.6%)와 철강(-9.6%) 수출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관세정책의 초기 영향으로 분석되며, 하반기부터 그 영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 인상분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되기 시작하면,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수출 감소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GDP의 4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합니다.
더불어, 25개월 연속 유지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5월 기준 흑자 규모는 101억 4000만 달러였지만,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수출 둔화 등이 겹치면서 흑자 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경제 지표는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 증시에서는 바이오와 2차전지 업종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매도 순보유 상위 종목에는 셀트리온, 에코프로비엠, HLB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 경제 성장율을 0% 대로 예측하거나 하향 조정하는 투자 기관들이 많아진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오늘 이러한 불확실성과는 관계가 없다는 듯, 장중 연고점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전략
이처럼 격화되는 무역 갈등 속에서 국내외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 중입니다.
■ 현대차의 ESG 전략 강화: RE100 공장 전환
현대차그룹은 미국, 유럽, 인도 등 6개 해외 생산시설을 ‘RE100(재생에너지 100%) 공장’으로 전환하며 탄소중립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6년부터 시행되는 EU의 전과정평가(LCA)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탄소세 절감, 유럽 시장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입니다.
특히 튀르키예 공장은 연간 3000톤의 탄소를 절감하고,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는 2040년까지 연간 378GWh의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14만 톤의 탄소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ESG 리더십을 확보함과 동시에 장기적 생산비 절감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됩니다.
■ 핀터레스트의 플랫폼 진화: Z세대 타깃 중심 확장
소셜 미디어 기업 핀터레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 중 하나로, 오히려 사용자 기반 확대와 광고 수익 모델 강화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6월 주가는 약 15% 상승했으며, Z세대 사용자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이 중 66%가 쇼핑 첫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AI 추천 기반의 광고 슬롯 강화, 인스타카트와의 리테일 제휴, 트래픽 지표 상승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면서 핀터레스트는 단순한 SNS가 아닌 쇼핑 중심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실적 상향 여지가 높고, 중장기 가이던스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결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투자 전략이 핵심
2025년 하반기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대전환기입니다. 트럼프의 관세 공세는 무역협상이라는 외교적 수단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산업 전반의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수입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관세 리스크 회피: 철강·자동차 등 대미 수출 중심 기업 비중 조절
- ESG 중심 성장주 발굴: 현대차, LG전자 등 탄소중립 전략 기업 주목
- Z세대 기반 플랫폼 투자 확대: 핀터레스트, 인스타카트 등 소비+광고 플랫폼
- 수출 다변화 성공 기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글로벌 경제가 ‘관세와 ESG’라는 두 개의 축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 지금, 정확한 정보와 빠른 대응 전략이야말로 시장에서의 생존 조건입니다.